벚꽃이 질 무렵, 신청했던 보청기가 당첨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어려움이 생깁니다. 바로 가야하는 곳이 서울시청 쪽이기에, 일산에서 가기에는 먼 거리입니다.
난청 어르신은 지하철을 타고 갈아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앞섭니다. 몇 번의 시도를 해보았지만, 혼자 그곳까지 일정에 맞추어 이동하기 어렵습니다. 난청 어르신과 작업치료사는 보청기를 맞추는 곳까지 차량으로 이동합니다.
진심이 전해졌을까요? 마음이 좀 편안해졌는지, 운전하는 작업치료사에게 가양대교를 지나며 난청 어르신은 말씀하십니다.
"운전 조심해요. 선생님, 이 길을 지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지요. 94년도였으니까, 20년 전이에요.
국립묘지에 다녀오던 중 가양동 언덕에서 4중 추돌 사고가 났어요. 우리 큰 아이가 운전하고 있었는데 앞에 앉았던 두 남매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우리 집사람은 병원에 도착해서 숨을 거두었다고 간호사에게 전해 들었지요. 그 교통사고에 의해 내 사랑하는 아들, 딸, 그리고 집사람을 잃었어요. 나도 죽었으면 좋으련만,
나만 이렇게 살아남아 사지에 장애를 입고는 아직 살아있네요.
당시에 무역 회사를 다니며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돈 버는데 혈안이 되어서 까불다가 하늘에서 벌을 주시는 것인지...”
난청 어르신은 말을 잇지 못하십니다.
잠시 후 보청기 회사에 도착합니다. 다시 청각 검사, 몰딩 제작, 주파수를 맞추는 등 청능사에 의해 제작됩니다. 사용방법 설명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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