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작업/작업 뇌피셜

듣고 싶으니까 (2)

작업톡톡 2021. 2. 3. 07:49

 

홀로 지내는 난청 어르신은 그동안의 불평을 이야기합니다.

"옆집에는 공공기관에서 자주 방문하고, 본인에게는 자주 방문하지 않아. 내 성질 때문인가? "

작업치료사는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말합니다.

"어르신, 옆집에 자주 방문하는 분이 여기를 알려주었어요. 저는 작업치료사에요. 장애는 없앨 수 없지만, 장애를 갖고도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죠."

난청 어르신은 작업치료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뭐라고? 내가 소리는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하겠어. 아주 고약해, 웅얼웅얼 거려. 아주 불편해."

작업치료사는 다시 크고 또박또박, 말합니다. 고학력자인 난청 어르신과 말로, 글로 소통합니다. 난청 어르신의 작업을 파악합니다.

지체장애 5급이며,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임대아파트 삽니다. 혈압조절은 잘됩니다. 식사는 사촌이 주 1-2회 와서 반찬을 주고 갑니다. 하루 1-2회 식사합니다. 영양은 불균형합니다. 교회에 갈 때 외에는 대부분 집에 계십니다. 고전, 성경 등의 독서를 주로 합니다. 노인 우울척도(GDS) 11점으로 중도의 우울입니다. 교류하는 이웃도 거의 없음을 알게 됩니다. 한 쪽 다리를 씀에 불편하며 간이신체기능평가(SPPB) 4점 이하로 이미 걷는데 있어서도 낙상 위험이 보입니다. 보조기기는 지팡이가 있지만, 사용하더라도 홀로 20걸음 안에 멈춥니다. 걷기에 숨이차고 피곤하다고 말하십니다.

난청 어르신은 다시 말합니다. 그리고 강조합니다.

"좀 더 잘 들렸으면 좋겠어. 난 예배가 제일 중요한데 안들려서 괴로워."

작업치료사는 안들려서 불편한 어르신의 마음을 느낍니다. 난청의 해결방안을 모색합니다. 이런 경우,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청각 검사를 하고, 보청기 적용 여부를 파악합니다.

"어르신, 안들려서 불편하셨겠네요. 이비인후과에 가본 적 있으세요?"

난청 어르신은 스윽 천장을 봅니다.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를 합니다.

"아니, 없어. 다리가 이래서 누구에게 말하기도 그렇고.. 도와줄 사람도 없어. 주일에 예배드리러 갈 때 교회에서 차를 보내줘서 다니고 있어."

작업치료사는 근처 이비인후과를 검색합니다.

'아'

이비인후과는 아파트 정문 상가에 있습니다.

'10분 거리인데도 못가셨다니..'

작업치료사는 어르신의 눈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어르신, 저와 이비인후과에 가보실래요?"